백로의 뜻, 추분의 뜻

1. 백로(白露).

24절기의 15번째 절기이며 태양 황경이 165도가 될 때입니다. 양력으로는 9월 8일 또는 9월 9일경입니다. 가을 기운이 완연하고 농작물에 이슬이 맺힌다고 하여 백로라 합니다. 백로의 뜻은 흰 이슬을 말합니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히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지만 하지만 가끔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합니다. 백로 다음에 오는 중추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로 전남에서는 백로 전에 서리가 내리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하며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습니다.

 

제주도 속담에는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고 하는데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또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충청남도에서는 늦게 벼를 심었다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믿습니다. 경남에서는 백로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하며 백로에 벼 이삭을 유심히 살펴서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확인하여 풍흉을 점치는데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기고 설령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합니다.

 

2. 추분(秋分).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입니다. 추분은 양력 9월 23일 무렵이며 음력으로는 대개 8월에 듭니다. 춘분으로부터 반년째 되는 날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며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집니다.

'추분'이라는 뜻은 가을의 분기점(分)이라는 뜻입니다.

 

추분이 가까워지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며 그 밖에도 가을걷이를 합니다.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고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또 추분에는 국가에서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때부터 시행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소사(小祀)로 사전에 등재되었습니다.

 

추분에 부는 바람이 건조하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고 보았으며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농가월령가" 중 8 월령(음력이므로 대체로 양력 9월 무렵에 해당)에 백로 추분 절기에 대한 당시 농촌 풍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