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의 뜻, 하지의 뜻.

1. 망종(芒種).

 

망종은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이며 소만과 하지 사이에 들고 음력 4, 5월, 양력 6월 6, 7일 경이됩니다.

태양의 황경이 75°에 달한 때이며 망종의 뜻은 벼·보리 등 수염이 있는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으로 간단히 씨를 뿌리기 좋은 시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합니다.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치는 농촌의 상황은 보리농사가 많았던 남쪽일수록 더 심했고, 보리농사가 거의 없던 북쪽은 상황이 정말 달랐습니다. 남쪽에서는 망종이 1년 중 제일 바쁜 때였습니다.

전라남도 지방에서는 망종 날 "보리 그을음"이라 하여 남아 있는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 먹으면 다음 해 보리농사가 잘 되어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경기도를 제외한 중부 이남에서는 망종 날 천둥 번개가 치면 그 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또 경상도의 섬 지역에서는 망종이 빠르거나 늦게 들지 않고 중간에 들어야 좋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보통은 '망종 보기'라 하여 망종이 일찍 들거나 늦게 드는 것을 가지고 그해의 풍흉을 점쳤으며 4월에 망종이 들어야 보리농사가 잘 되고 5월에 망종이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도 보리 수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2. 하지(夏至).

 

하지는 24절기 중 10번째 절기이며 망종과 소서 사이에 있고 양력 6월 21-22일경입니다. 북반구에서는 이 시기에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습니다. 하지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에서는 하지 15일간을 5일씩 끊어 나눠서 초후(初候)에는 사슴의 뿔이 떨어지고 차후(次候)에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末侯)에는 반하의 알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농사철에는 모내기가 끝나는 시기이며 장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마와 가뭄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때가 일 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 밭매기, 마늘 수확, 타작, 모내기,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무렵이면 모두 끝나는데 이때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때문에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하였으며 반대로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감자의 수확은 하지가 제철이기 때문에 감자를 '하지감자'라고 부르기도 하였으며 햇감자를 '하지감자'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감자는 하지가 지나면 싹이 말라죽기 때문에 하지를 '감자 환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감자 천신 한다"라고 하여 감자를 캐어다가 전을 부쳐 먹고 감자떡을 해먹기도 합니다.